예수님께서 죽음 후 3일 만의 부활을 말씀하셨으나, 제자들은 죽음에 꽂혀 슬픔에 잠겼다. 징수자에게 전해 듣고 베드로가 성전세로 인해 찾아오자, 예수님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이유와 방법을 가르쳐 주시며 성전세를 납부하라 하셨다.
가장 중요한 부활까지 말씀하셨으나,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한 입장에서는 직전까지 종교지도자들을 책망하던 분께서 성전세 앞에 대조적인 입장을 취하셨다고 볼 수 있다.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면제의 대상이라’며 멋있는 명분으로 합리화하는 것처럼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성전세 징수자를 직접 대면하며 부담을 느꼈던 베드로 입장에서는, 그렇게 여길 소지가 더 컸을 것이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오셨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단계를 밟아가고 계셨다. 당시는 유대인의 신앙에 상당히 민감한 성전세 납부 여부로 인해 '충돌을 빚어야 하는 시기'가 아니라, 죄인을 부르고 종교지도자들이 잘못 가르쳤던 '진리를 바로 가르치는 시기'였다. 그래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적 체험자에게 경험’과 ‘귀신들에게 그리스도임’에 대한 함구와 더불어, 성전세 납부를 명하신 것이다.

뛰어난 제자도 고수인 스승이 보고 생각하는 흐름을 보지 못하듯이, 사도들도 예수님께서 보고 생각하는 흐름을 읽지 못했다. 근본적인 이유는 사도로서 미숙함보다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는 주의 깊은 뜻을 헤아릴 수 없는 만큼, 신앙여정을 이끌어 가시는 주님에 대한 신뢰의 기반 위에서 구하고 찾고 두드려야 함을 의미한다.
제자들은 공생애 기간, 진리를 접하고 수많은 직간접 체험을 했으나, 예수님의 부활보다 죽음에 꽂여 혼란과 불안함을 느꼈다. 나는 2천 년이 지나 예수님의 여정과 부활의 결과를 믿고, 30여 년의 신앙여정 중 수많은 직간접 체험을 했지만, 다른 이들에게 가르치는 복된 열매보다 ‘예상되는 눈앞의 상황’으로 혼란과 불안함을 느낄 때가 많다. 나의 모든 영적 안테나를 세우고, 사용 가능한 모든 영적 안테나까지 동원해도 정확도가 떨어지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항상 기억하며, 생각과 마음을 내려놓길 소망한다.
'Bible Medita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18:10-20 | 영적 권위 훼손 경계령 (0) | 2022.12.14 |
---|---|
마18:1-9 | 우문현답: 육안 경계 (0) | 2022.12.13 |
마17:14-20 | 지켜야 할 영적 경계선 (0) | 2022.12.10 |
시28편 | 하나님 주권 바탕의 기도 (0) | 2022.12.09 |
마17:1-13 | 방향전환으로 인해 주께서 느끼실 흐뭇함 (0) | 2022.12.08 |